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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변 매거진
[김재희 변호사 언론보도] 말하기와 여성연대는 가부장제 사회바꾸는 힘 [여성신문]
작성자
jay529
작성일
2022-12-12 19:26
조회
2585
“말하기와 여성연대는 가부장제 사회 바꾸는 힘!”
입력 2016-12-01 14:12:27 | 수정 2016-12-01 오후 9:17:00
[한국여성의전화 ‘말하기의 쟁점과 방향’ 집담회]
“젠더규범 깨트리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말하기와 여성 연대”
“여성들은 이미 길을 나섰고 앞으로 계속 걸어갈 것”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 28일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11월25일~12월10일)을 맞아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젠더폭력 말하기의 쟁점과 방향’을 주제로 집담회를 열었다. 이날 자리에는 김재희 변호사(김재희 법률사무소 대표), 이소진 동국대학교 철학과 학생회장, 지평선(가명·성폭력 피해 생존자), 최희진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장, 허민숙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Y(섀도우 핀즈) 등이 참여해 ‘젠더폭력 말하기’를 들여다봤다.
최희진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장은 말하기와 폭로의 의미 차이를 언급하며 “말하기는 폭로가 아니라 수없이 많이 자행돼온 젠더폭력을 공개적으로 문제제기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폭로는 알려지지 않았거나 감춰져 있던 사실을 드러내는 것인데, 여성에 대한 폭력문제나 성차별적 사회구조는 감춰져 있던 사실이 아니라 그동안 문제시되지 않았던 것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성취한 법과 제도, 문화를 일궈낸 힘은 바로 말하기에 있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말하기가 필요하고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민숙 여성주의 연구활동가는 그동안 여성들의 말하기를 가로막아 왔던 한국사회의 강력한 젠더 규범을 지적했다. 허 활동가는 “여성들의 성폭력 신고가 대부분 허위진술일 것이라는 ‘성폭력 무고 신화’는 여성에 대한 편견을 기반으로 한다”고 꼬집었다.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발하거나 연인을 데이트 폭력의 가해자로 지목하는 여성은 여성일 리 없다는 공포에서 ‘꽃뱀’ 신화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강간신화, 여성에 대한 전형성이 팽배한 사회일수록 여성이 피해자가 될 확률은 더 높고, 신고하지 않을 확률도 더 높으며 가해자가 처벌받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허 활동가는 여성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트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로 말하기와 여성 연대를 꼽았다.
또 그는 여성들이 그동안 문제시되지 않았던 젠더폭력을 말하고 다른 여성과의 연대를 통해 가부장적 젠더질서를 허물어뜨리고 있다고 짚었다. 허 활동가는 “여성들은 이미 길을 나섰다. 함께 걸을 것이고, 많은 이들이 또 우리의 뒤를 따를 것이다. 여성들은 일어설 것이고 계속 걸어갈 것”이라며 여성의 말하기와 연대가 계속될 것임을 강조했다.
이날 집담회에선 성폭력 피해 생존자가 가해자 고소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지난한 싸움과 2차 피해에 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생존자 지평선(가명)씨는 “가해자를 신고하고 내가 겪어야 했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총 세 개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첫째는 가해자와의 전쟁, 둘째는 경찰·검찰과의 전쟁, 셋째는 피해자에 대한 고정관념과의 전쟁”이라고 강조했다. 수사, 재판 과정에서 계속 가해자를 만나야 하고, 수사과정에서 오히려 무고로 몰리는 등 성폭력 피해 생존자가 고소 이후 겪게 되는 2차 피해를 지적했다.
그는 검찰의 여성에 대한 편견이 빨리 사라지길 바란다며 검찰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피해자가 억울하게 재판받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재희 변호사는 사건 속 피해여성들의 다름을 이야기하며 ‘전형적인 피해자’의 모습은 없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젠더폭력이 누구의 관점에서 이야기되고 해석되고 있는지를 되돌아봐야 한다”며 “사회적 편견에 의해 피해 생존자의 목소리를 무시하거나 사소한 이야기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여성연대모임 섀도우 핀즈(Shadow Pins)에서 활동 중인 Y(가명)씨는 가해자의 보복성 고소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과 노하우를 이야기했으며, 이소진 동국대 철학과 학생은 학생회의 성폭력 해결 과정을 돌아보며 공동체가 성폭력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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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7호 [사회] (2016-12-01)
강푸름 여성신문 기자 (purm@womennews.co.kr)